체코 유리 예술과 호텔의 만남
체코의 유리 공예는 건축과 디자인과의 조화 속에서 새롭게 빛을 발합니다. 유서 깊은 프라하 중심지의 품격 있는 거리인 파리 거리 끝자락에 자리한 전설적인 브루탈리즘 양식 건물, 옛 인터콘티넨탈 호텔이 바로 그 예입니다.
현재 ‘페어몬트 골든 프라하 호텔(Fairmont Golden Prague Hotel)’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연 이 호텔은, 레네 로우비체크(René Roubíček)의 크리스털 샹들리에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리 브랜드 '라스비트(Lasvit)'의 대형 유리 설치 작품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호텔 바와 웰니스 존에는 예술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고급 유리 소품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유리로 만든 독창적인 태피스트리는 유리 공예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또한, '보마(Bomma)'와 '프레치오사(Preciosa)' 같은 체코 브랜드의 샹들리에도 호텔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유리 핸드백과 비밀스러운 바
낭만적인 분위기 속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유리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직접 구매할 수도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바츨라프 광장 인근에 위치한 알마낙 엑스(Almanac X) 알크론 프라하 (Alcron Prague) 호텔입니다. 이곳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체코 유리 브랜드 ‘라스비트’ 런던에서 일했던 디자이너 린다 프로하스카(Linda Procházka)가 선보이는 리미티드 에디션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손으로 불어 만든 와인 잔에는 리본 장식이 더해져 있으며, 독창적인 디자인의 유리 핸드백은 디자인 애호가와 수집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미국 영화 속의 유리 조각상
체코의 유리 조각가 이르지 파치네크(Jiří Pačinek)의 유리 작품은 다니엘 크레이그와 에드워드 노튼이 주연한 미국 블랙 코미디 영화 《글래스 어니언: 나이브스 아웃 미스터리(Glass Onion: A Knives Out Mystery)》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라스비트(Lasvit)사의 거대한 공간 조각 작품은 미국에서 호주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찬사를 받고 있으며, 프레치오사(Preciosa)사는 300년 동안 아름다운 크리스탈 샹들리에를 제작해 왔습니다. 이 샹들리에는 과거 프랑스 왕들도 탐냈던 명품이었습니다.
가장 큰 유리 행사 중 하나인 '크리스탈 밸리 위크 2024(Crystal Valley Week 2025)'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드는 대규모 행사입니다. 체코의 가장 중요한 유리 공방들이 위치한 크리스탈 밸리(Křišťálové údolí)에서 개최되는 올여름 대규모 전시회는 2025년 8월 26일부터 30일까지 리베레츠(Liberec)를 빛낼 예정입니다. 방문객들은 수십 개의 흥미로운 전시회, 야외 설치 작품, 유리 및 보석 제작 시연, 패션쇼, 크리스탈 마켓, 유리 공예 장인과 재능 있는 학생들의 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까운 페르디난트 포르쉐(Ferdinand Porsche)의 생가에서는 모터스포츠 전설에 관한 전시회도 열릴 예정입니다.
유리 정원
8월 마지막 주에는 모든 대형 브랜드가 자신들의 유리 공방, 유리 공장 및 쇼룸을 개방합니다. 그중에서도 쿤라티체 우 츠비코바(Kunratice u Cvikova)에 있는 파치네크 글라스(PAČINEK GLASS)는 웅장한 유리 정원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인접한 크리스탈 사원(Křišťálový chrám)에도 놀라운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입니다.
1548년 리베레츠 지역의 크리스탈 벨리에서 시작된 체코의 위대한 유리 브랜드 프레치오사가 올해 크리스탈 샹들리에 30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프레치오사의 체코 샹들리에는 베르사유와 퐁텐블로의 왕궁은 물론, 오스만 제국의 술탄과 러시아 차르의 궁전도 장식했습니다. 수백 년이 지난 2023년 12월, 체코 유리 장인들의 예술은 유네스코에 등재되었습니다.
체코 남부에 위치한 또 다른 흥미로운 명소는 하르트마니체(Hartmanice) 근처 도브라 보다(Dobrá Voda)에 있는 성 빈티르즈(sv. Vintíř) 성당의 3미터가 넘는 높이와 5톤의 무게를 자랑하는 유리 제단입니다. 유리의 색상은 신중하게 선택되었으며, 어두운 노란색에서 녹색까지의 색조는 봄철 해빙기 슈마바(Šumava)의 강과 시냇물의 색을 나타냅니다. 이 성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성 빈티르즈에게 헌정된 곳입니다. 슈마바 지역은 과거에 강력한 유리 제조 지역이었으며, 오늘날에도 안닌(Annín) 유리 공방에서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래에서 온 듯한 조각 작품들
프라하와 그 주변에서도 유리 예술의 걸작을 감상할 기회가 많습니다. 현재 유리 예술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 중 하나인 마르틴 야네츠키(Martin Janecký)의 작업실은 프라하 중심부 캄파(Kampa)의 말타 기사단 정원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야네츠키는 뜨거운 유리 구를 내부에서 형태를 잡아 조각을 만드는 매우 독특한 방법을 사용하여 예술 작품을 창조합니다. 그의 작업 과정을 직접 보는 것은 일생에 한 번 있을 만한 경험입니다.
또 다른 혁신적인 유리 예술가는 프란티셰크 융비르트(František Jungvirt)로, 그의 작품은 프라하의 포시즌스(Four Seasons) 호텔뿐만 아니라 유럽과 세계의 여러 쇼룸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그의 개인 부티크는 프라하의 파르비 치불카(PARVI Cibulka) 주거 단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융비르트는 동시에 클림치(Klimchi) 브랜드의 예술 감독으로도 활동 중이며, 이 브랜드는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호브네일(hobnail)' 또는 '파인애플'이라 불리는 유리 제품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이 브랜드는 최근 글로벌 영화 블록버스터 《바비》에도 등장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프라하 중심부에 위치한 이 지역에서는, 과거 그란드 호텔 에브로파(Grand Hotel Evropa)로 알려졌던 W 프라하(W Prague) 호텔 내에 자리한 유명 유리 브랜드 '클림치(KLIMCHI)'의 쇼룸도 함께 방문해 볼 수 있습니다.
스파 도시에서 이어져온 전통있는 컷 크리스탈
새로운 트렌드를 두려워하지 않는 전통적인 브랜드로는 컷 크리스탈 생산으로 유명한 뤼클(Rückl)이 있습니다. 이 유리 공방은 프라하에서 차로 한 시간 이내에 있는 베로운 근처 니즈보르(Nižbor)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행사에서는 방문객이 직접 자신의 맥주잔을 불거나 체코 왕관 문양을 유리에 새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예정입니다. 단지의 야외 공간 입장은 무료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름다움, 휴식, 스파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팁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저(Moser) 브랜드는 체코 서부 카를로비 바리(Karlovy Vary)에서 아름다운 작품을 전 세계로 보내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된 브랜드들과 작가들은 모두 다가오는 디자인블록 2024(Designblok 2025) 페스티벌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특별한 체험을 원한다면, 온천 도시 카를로비 바리에 있는 그란드호텔 푸프(Grandhotel Pupp)에 새롭게 문을 연 비밀스러운 분위기의 스플렌디드 바(Splendid Bar)를 추천합니다. 이곳은 본드 영화 《카지도 로얄(Casino Royal)》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영화의 감성을 살린 스타일리시한 공간입니다. 시그니처 칵테일은 '모저'의 금도금 글라스웨어에 담겨 제공되어, 마치 007 요원처럼 우아한 한 잔을 즐길 수 있습니다.